Sim Daeun - Humanrock, 2023.

인간의 암석 Humanrock
2023
Fired mixed clay(discarded ceramic ware), Variable size.

태초의 지구는 거대한 암석과 함께 태어났다. 긴 시간 동안 부서지고 흩어져 우리 곁으로 온 암석의 조각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는 돌조각을 모아 물에 개고 불에 구워 도자기를 만들었다. 단단한 물질들이 이 세계를 배회한다.

<인간의 암석>은 암석의 지구적순환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일기다. 무수한 손길 속에서 태어나 우리의 삶을 채워준 도자기는 땅에서 썩지 못한 채 부랑자의 일생을 보낸다. 땅에서 난 것이 땅으로 돌아갔으나 나선형으로 흐르는 거대한 순환 궤도는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인간이 지구에 남기는 흔적이 지워지지 않는다.

나는 도시에서 버려진 낡은 도자기를 모은다. 한때 누군가의 삶의 일부였던 조각들을 모아 잘게 부수고 땅에서 채집한 거친 점토와 섞어 다시 한번 빚어낸다. 마치 뜨거운 마그마 속에서 거대한 모암이 만들어지고 긴 시간 풍화되어 흙모래와 뒤엉킨 역암이 되는 것처럼, 낡은 도자기는 잘게 부서져 가루가 되었다가 점토와 뒤엉켜 뜨거운 가마 안에서 한 몸이 된다. 자연 속에서 풍화된 암석을 닮은, 그러나 사람의 손길이 닿은 인조 암석. 어느 날 이 세계에서 내 몸이 소멸할지라도 내가 남긴 단단한 흙덩이는 이 땅 위에 서 있을 것이다. 그들이 머물게 될 세상을 상상한다.

The primordial Earth was born alongside massive rocks. Over a long period, these rocks broke apart and scattered, eventually coming to us as fragments. Since ancient times, we have gathered stone pieces, mixed them with water, and fired them to create ceramics. Solid materials roam this world.

"Humanrock" is a diary of one person observing the geological cycle of rocks. Ceramics, born from countless hands and filling our lives, do not decompose in the ground but instead live the life of a wanderer. Though what came from the earth returns to the earth, the vast cyclical orbit that flows in a spiral does not return to its original form. The traces humans leave on Earth are indelible.

I collect discarded old ceramics from the city. I gather fragments that were once part of someone's life, crush them into small pieces, and mix them with coarse clay collected from the ground to shape them once more. Just as massive parent rocks are formed in hot magma and weathered over time to become conglomerates mixed with soil and sand, the old ceramics are crushed into powder, blended with clay, and become one body in the hot kiln. These artificial rocks, resembling weathered stones from nature but touched by human hands, stand firm on this land, even when my body eventually disappears from this world. I imagine the world where they will remain.

⇢ 인간의 암석: 물질의 순리, 삶의 이치를 조형하다 Humanrock: Sculpting the Order of Matter, the Order of Life